세상의 일은 늘 반복된다. 매일 하루 해가 뜨고 세끼 밥을 먹는다. 이렇게 흔하게 반복되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지는 단 한끼, 단 하루를 굶고 안 자보면 어이쿠 하나님 소리가 나오게 일상이 소중하다.
또 반복되는 사람의 일이 생로병사 사이로 맞게 되는 첫 경험들이다. 첫 연애, 첫아이, 첫 번째 해외여행, 첫 번째 내 차, 내 집, 직장, 그리고 같은 학번의 첫 부고.
자식이 아무리 크고 나이가 들어가도 엄마는 출산 때 산모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새 생명의 눈빛을 잊지 못한다. 처음 만난 그 순간. 아무리 현재의 결혼생활이 원만하고 화평해도 첫사랑 그 사람의 모습은 군중 속에서 출몰하기도 하고, 이민 간 사람들은 첫 번 째 내린 그 도시에서의 삶을 고향처럼 생각하게 된다고 한다.
첫 번째는 어설프다. 웨딩드레스도 신행 때 입은 한복도, 불안을 드러내고 있는 결혼식장 사진도, 먼 훗날 보면 그 어색함이야 말로 재현할 수 없이 밀도 높게 얽힌 진실의 실타래였음에 미소 짓게 된다.
처음 때 너무 엉겁결에 지나가 버렸기에 두 번째를 손꼽아 기다리며 다음에는 이렇게 저렇게 해야지 하고 벼르지만 그런 기회는 오지도 않고 첫 째 아이 군대 갈 때는 집안에 몇 달 긴장감이 감돌았는데 두 번째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는 아들 둘 군대 보낸 집도 첫 번째는 여전히 묵중하다.
첫 번째 기억이 아무리 강해도 시간은 가고 세상은 돈다. 과거에 먹은 김치 맛, 과거에 내가 알던 콩국수의 맛! 과거에 내가 그 사람을 처음 봤을 때의 기억은 단단하지만 아기는 성인이 되었고 작물의 품종은 변했으며 부모는 또 다시 새로운 세대에게 문을 열어 주어야 한다.
첫사랑의 사슬이 인생을 옭아 맬 수 없듯이 새로 맞는 두 번째, 그리고 첫 번째를 더욱 그리게 되는 세 번째의 만남에도 우리는 공을 들여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 다면 우리의 삶은 출발선상의 구도에서 무엇을 하자는 것 인가.
기사/사진=신순영 조이시애틀뉴스 서울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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