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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수필]
이성수
수필가, 서북미문인협회 회원
봄이 왔다. 계절은 벌써 춘분도 지나가고 있다.
올해 제일 먼저 먹는 채소는 달래이다. 2월부터 벌써 캐먹고 있다. 작년 10월에 씨가 떨어져 가을과 겨울에도 자랐기 때문이다.
이곳 미국에는 산과 들에 자생하는 달래를 발견할 수 없다. 나는 4~5년 전에 한국에서 달래열매를 받아가지고 와서 심은 것이 퍼져 지금은 달래 밭이 되었다. 달래는 산과 들에 자라는 야생 마늘이다. 열매가 땅에 떨어지면 곧 싹이 나는 게 특징이다.
한국에서는 이른 봄부터 밭이나 논길 등에서 커다란 무리를 이루며 자란다. 달래는 독특한 향미가 있어 입맛이 떨어지는 봄철, 미각을 살려주는데도 좋다. 미국에 심은 달래는 한국에서 자란 달래와 다르다. 달래 자체가 부드럽지 않고 뻣뻣하다. 맛도 향도 한국산을 따라가지 못한다.
쑥도 한국에서 뿌리를 갖다 심었는데 향이 별로 없다. 아마 기후 탓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겨울이 추운데 비해 이곳 시애틀기후는 춥지 않기 때문이다.
달래는 4월에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그 열매가 영글어 땅에 떨어지면 가을에 싹이 나서 자란다.
잎과 뿌리를 함께 생채로 해서 먹고 국거리나 부침 재료로도 이용한다. 뿌리와 줄기를 소산(小蒜)이라 하여 한약 재료로 쓰이기도 한다. 달래는 칼슘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알칼리 식품이다.
마늘도 달래와 같은 시기에 심는다. 미국마늘은 10월에, 조선 육 쪽 마늘은 11월 하순에 심는다. 마늘도 추위에 강해서 가을과 겨울에도 조금씩 성장하여 이제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있다. 마늘은 비료를 충분히 주어야 하다. 심을 때 기비(基肥)로 계분을 주고 또 지금 뿌리근처에 계분을 뿌려 주면 마늘 알이 굵어진다. 마늘은 가을 겨울 봄에 생장하기 때문에 물을 따로 줄 필요가 없어 재배하기가 쉽다.
어린 풋 마늘을 뽑아 장아찌를 담가 먹는다. 마늘 밑이 굵어지기 시작할 때 마늘밭 표피가 딱딱하면 마늘 알이 크지를 못하므로 마늘 뿌리근처의 흙을 파주면 알이 큰 마늘을 수확 할 수 있다. 또 마늘종이 서면 모두 뽑아주어야 한다. 영양분이 밑으로 내려가 알이 굵어지게 하기 위해서다.
하지(夏至)가 지나 6월 하순에 마늘을 수확하는데 마늘 줄기 째 그늘에 말려야 한다. 수확 하자마자 줄기를 모두 제거하면 줄기에 있는 영양분이 밑으로 내려가지를 못해 마늘 특유의 풍미가 떨어진다.
부추도 추위에 강해 봄 일찍 새순이 돋아난다. 2월 초에 계분을 부추 뿌리 근처에 주면 잎이 실한 부추를 베어 먹을 수가 있다. 1년에 한번 거름흙을 2~3cm가량 덮어 주어야 부추 성장이 좋아진다.
“초봄에 처음 베어낸 부추는 사위에게도 주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는다. 부추는 비타민 B1, B2, C, 철분, 칼슘이 풍부한 슈퍼 급 채소로 양기를 일으키는 풀이라 하여 ‘기양초(起陽草)’로 불릴 정도로 활력증진 효과가 탁월하다고 한다. 그래서 피로회복에 좋은 ‘비타민의 보고’라는 별칭도 있다.
나는 피가 맑아진다고 해서 부추를 베어 냉장고에 보관하고 사과와 당근과 함께 매일 믹서로 갈아 한 컵 씩 먹고 있다.
부추는 3월 하순경 씨를 뿌리면 20일 후에 싹이 난다. 부추가 5cm가량 자라면 가식(假植)을 해 기르다가 7월에 아주 옮겨 심는다. 부추는 생육기간이 길며 비료를 많이 주어야 한다. 생육 중 비료가 부족하지 않게 퇴비를 많이 주어야 한다.
부추는 4∼5년간 같은 밭에서 재배한다. 한 장소에 오래 성장하기 때문에 뿌리가 엉켜 잘 자라지 못하므로 2년에 한 번씩 캐어 뿌리를 정리하여 다시 심어야 한다. 8월에 연한 보라 꽃이 핀다. 꽃대를 모두 따 주어야 한다. 그냥 두면 개화와 결실 에 영양분을 뺏겨 세력을 떨어뜨리게 되므로, 가능한 빨리 따주는 것이 좋다.
부추는 23∼25cm 정도로 자라면 수확을 한다. 수확할 때마다 물과 비료를 충분히 주어야 한다. 부추를 자르는 높이는 같이 첫 수확 시 3∼4cm, 그 후에는 자른 부위에서 1∼1.5cm정도 위에서 베어 수확한다. 수확 할 때 너무 바짝 베면 뒤의 생육이 늦어지므로 유의하여야 한다.
완두콩은 콩 중에서 추위에 견디는 힘이 가장 강하기 때문에 우수(2월19일경)가 지나면 바로 일찍 심는다. 혹 땅이 얼어도 동해를 입지는 않는다.
20~25cm 간격으로 한구덩이에 2~3알씩 심고 나중에 발아 하면 튼튼한 갓 1개만 남기고 솎아 준다. 완두콩은 오이와 마찬가지로 연작을 하면 폐농을 하므로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 완두콩은 뿌리근처에 흙으로 북을 돋아주고 넘어지지 않게 나뭇가지로 지주를 세워주어야 한다.
수확은 파종 후 90일 후에 콩 중에서 제일 먼저 감자와 같은 6월 하지 때 한다. 완두콩은 하지감자와 같이 옛날 춘궁기 보릿고개 때 일찍 수확하여 단백질 공급원으로 크게 기여한 구황(救荒)작물이다.
상추는 봄채소의 왕이다. 상추는 추위에 비교적 강하므로 3월에 일찍 파종한다. 붉은 치마상추 중 “슈퍼열풍“이란 상추가 최근 인기이다. 꽃대가 늦게 오르고 잎이 두껍고 맛이 좋기 때문이다. 포기 사이를 25cm되게 유지하여야 잎이 큰 상추를 따 먹을 수 있다. 파종하고 40일이면 수확하기 시작한다. 물을 좋아 하므로 충분히 주어야 한다. 상추씨의 유효기간은 2년이다. 심고 남은 씨는 냉장 보관하면 1~2년 더 연장할 수 있다.
취미로 봄채소를 가꾸며 운동도 하고 즐거운 시간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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